남자인 내가 머리 안 자른 지 8개월 차 장발
중단발 남자로 살아가고 있는 현재
군대를 전역하고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머리를 기르는 것이었다. 항상 짧은 머리로 살아오던 나로서는 큰 각오와 결심이 필요한 일이었다. 남녀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요즘 많은 남자들이 장발을 도전하고 있다. 나도 이러한 트렌드에 합류하여 머리를 길러온지 이제 어느덧 8개월이 되어간다. 마지막으로 미용실을 갔던 게 8개월 전인데 그때 매우 짧게 머리를 잘랐어서 기간에 비해 많이 기르지는 못했다.
그래도 인생을 살아오면서 최장 길이를 달성한 요즘 느끼는 장발의 단점과 장점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머리를 기르면서 느낀 가장 큰 장점은 미용실 가는 비용을 절약하여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용실 비용이 오르고 있어서 머리 자르는 비용이 더욱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남자들의 경우 짧은 머리, 깔끔한 머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미용실을 가주어야 하는데 한 달에 3만 원가량의 미용실 비용을 주기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머리를 기른다면 정기적으로 빠져나가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또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스타일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짧은 머리를 할경우 선택할 수 있는 머리스타일의 가짓수가 정해져 있다. 그러나 머리를 어느 정도 기르면 할 수 있는 머리스타일의 수가 많아진다. 깔끔하게 넘기는 올백과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내추럴한 헤어까지 다양한 헤어스타일 연출이 가능하다. 패션업계를 종사하는 나에게는 정말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입는 옷의 코디에 따라 다르게 머리스타일을 연출하며 다른 분위기를 내줄수 있었다. 현재 머리 길이가 장발이라기보다는 중 단발 정도의 길이라서 아직은 여성적인 느낌보다는 남성적인 느낌이 물씬 난다. 이동휘의 머리가 이쁘다고 생각해서 기르기 시작한 나는 계속 길러나가며 장발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남자 중단발 장발 단점
단점도 생각보다 명확하다. 겨울에는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날이 점점 따듯해지면서 느끼는 단점은 답답함이다. 일평생을 짧은 머리로 살아온 터라 더욱 크게 느껴지는 긴 머리의 답답함은 생각보다 불편함을 가져다주었다. 전체적으로 숱이 많은 편에 속하여 더욱 크게 느낀 단점이기도 하다. 아무리 넘겨도 긴 머리카락들이 머리 전체를 덮고 있기 때문에 중간중간 매우 큰 답답함이 느껴져서 간혹 찝찝해진다.
숱가위로 중간중간 숱을 쳐주면서 머리를 길러야하는데 나는 이왕 기르기 시작한 거 쭉 기르면서 한 번에 정리를 하기로 하여 정리 없이 머리를 기르고 있다. 머리를 기르기로 한 남자분들은 답답함을 없애기 위해 숱가위를 하나 장만하여 중간중간 조금씩 숱을 쳐가며 기르는 것을 추천한다.
또 하나의 단점은 남자가 머리를 기르는것에 대해 여자들의 반응이 엇갈린다는 것이다. 물론 이점은 각자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단점이라고 꼽기도 애매하지만 결국 머리를 기르는 것 또한 새로운 스타일의 도전으로 여자들에게 좀 더 멋있어 보이고 싶은 마음이 없을 수 없다. 여자 친구가 있는 분들이나 여자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남자분들은 여자 친구에게 물어본 후에 시도해보시기 바란다.
나는 남자들 중에서도 머리가 큰편에 속한다. 사이즈가 작게 나온 모자는 들어가지도 않을 정도로 머리가 크다. 그래도 타고난 골격으로 머리 큰 게 조금은 커버가 되었다. 머리를 기르면서 기존에 잘 맞던 모자들이 꽉 끼는 현상이 발생했다. 안 그래도 큰 머리가 머리가 길어지니 더 커 보이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3번씩 머리를 짧게 자를까 고민한다. 아무래도 짧은 헤어스타일일 때의 내 모습이 더 멋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수없이 한다.
그러나 머리기르는데 투자한 8개월이라는 시간과 이제는 어느덧 중단발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머리스타일을 포기하기에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하루하루 버티듯이 계속 기르고 있다. 4개월 후면 머리를 기른 지 1년 차다. 매우 짧은 머리로 시작해 남자가 1년 동안 머리를 기른다면 어떤 모습일지 그때 한 번 더 포스팅을 남겨보도록 하겠다.
아 그리고 깔끔하고 댄디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남자분들은 머리를 기르지 마라... 생각보다 머리기르는건 더벅머리가 되기 쉽고 깔끔하게 유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