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타

20대 중반인 나의 소비습관에 대한 고찰

닷카이브 2021. 3. 22.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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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야지 말만 하고 사고 싶은 건 다 살래.

항상 핑계를 입에 달고 산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돈을벌면서 나는 항상 핑계를 입에 달고산다. 돈을 모아야 한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돈을 잘 모으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가장 큰 이유는 가지고 싶고, 먹고 싶은 것들은 매우 많은 것에 비해 버는 돈의 액수가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각자 벌이에 맞게 소비습관과 규칙을 정하고 따르며 일정 수준의 저축과 투자를 해야 한다. 모두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 나 또한 그렇다. 2021년 3월의 어느 날인 오늘, 전역한 지 어느덧 1년 7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군대 안에 있을 때만 해도 한 달 개고생 해서 손에 쥐어지던 30만 원이 억울해서 전역 후에 벌게 될 월급다운 월급을 받으면 꼭 큰 금액을 저축하고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나의 다짐은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오래가지 않았다. 

 

나는 자취를 하지 않는다. 밥도 집에서 먹으면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지갑을 아주 꽉 잠글 수 있는 최고의 조건과 환경 속에 있다. 월급 200만 원 이상을 받아온지 1년 하고 반이라는 세월, 현재 내 통장에는 600만 원이 전부다. 이마저 이번 달 빠져나갈 카드값을 제외하면 400만 원이 남는다. 

 

현재의 나는 당장 실직하게 될 경우 아주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어째서 나는 매달 돈을 아끼겠다는 생각과 절약해야 한다는 생각을 꾸준히 하면서도 월급을 탕진하고 있을까.


일하다 중간에 다녀온 홍대 카페 턴테이블


사실 나는 그 이유를 아주 잘 알고 있다. 이 글을 읽고있는 여러분도 알고있다. 원인은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돈을 쓴다. 그것도 아주 잘, 아주 많이. 

 

돈을 아끼려고 생각하지만 출근하면서 마시는 커피는 놓칠 수 없다. 절약은 해야 하지만 쉬는시간 짬내서 피는 담배 한대는 버릴수 없다. 적금은 해야하지만 갖고 싶었던 물건은 눈앞에 아른거려서 참을 수가 없다. 수많은 현대의 젊은 사회인들은 모두가 그렇게 돈을 탕진해 가고 있다.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스쳐 지나가는 월급 속에는 걱정과 미래에 대한 우려가 섞여있다. 돈을 쓰면서도 돈 모을 생각은 꾸준히 하고 있으며, 미래에 모은 돈으로 하고자 하는 일들은 충분히 상상한다. 

 

나는 이러한 반복의 굴레를 멈추려 한다. 아니.. 멈추고 싶다.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렇게 끔찍한 나의 소비습관에 관한 글을 적고 있으면서도 맥북 화면 한편에는 쿠팡의 주문 목록을 켜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심하다.

 

나도 안다. 나는 한심하다. 그리 높지 않은 연봉과 불투명한 미래를 나는 알고 있지만 돈은 쓴다. 정말 아껴야 하는 건 알지만 사고 싶은 건 사고 싶다.


주식을 한다. 모두가 그렇듯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뿐이다. 국내 주식은 무섭다. 일본처럼 버블이 잔뜩 낀 것 같은 코스피의 주가를 보고 있으면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미국 주식을 한다. 뭐가 다르냐. 전부 다 두렵고 무섭다. 그래도 주식은 꾸준히 할 생각이다. 끔찍한 현실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은 일말의 희망을 주는 나만의 세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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