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타

2021 서울 집값에 대한 20대의 생각

닷카이브 2021. 2. 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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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생인 나는 이제 어느덧 26세의 나이로 20대 후반이 되어간다. 22살에 군대에 입대하여 

24살까지 아까운 시간을 태우고 집에 돌아와 곧바로 일을 시작한 지 2년이 되어간다. 

 

전역하고 열심히 일하며 바득바득 돈을 모으겠다는 다짐은 사회에 나오고 나서 욕심에 의해

무너져 내렸다. 갖고싶은 옷, 갖고 싶은 신발, 핸드폰 등 돈이 생길 때마다 욕심을 채워나가기 바빴고

정신을 차리고 나서 통장잔고를 확인해 봤을 때 2년이란 시간 동안 돈을 모은 것 치고는 턱없이 작은 

금액이 모여져 있었다. 

 

지금도 물론 열심히 일하며 정기적인 수입이 들어오고 있지만 여러 가지 유지비 및 데이트 비용 등을

제외하면 남는 금액이 얼마 없다. 최근 일자리를 옮기고 현재 회사에 몸담은 지 5개월이 지나간다. 

망원동에 위치했던 회사가 성수동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성수동은 김포에 사는 나에게는 너무 먼 거리다.

 

자연스럽게 자취를 위한 집을 알아보게 되었고, 서울의 말도 안 되는 집값을 실감하게 되었다. 

월세로 가기에는 매달 버려지는 돈이 너무 아까워서 전세를 알아보는 중이지만, 충분한 자본이 준비되어있지 않은

나에게 전세는 그저 너무 큰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고 있다. 

 


망원동의 하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전셋값과 집값은 과연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아무리 바득바득

돈을 모은다고 해도 돈을 모으는 속도보다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빠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근로소득으로는 이제 더 이상 나만의 집을 가질 수 없는 사회가 돼버린 것 같다. 

중소기업 청년 전세 대출도 알아보았지만 최대 1억의 한도를 가지고 있어 아쉬웠다. 

서울권 1억으로 얻을 수 있는 전셋집은 원룸이 대부분이고, 실주거지로 살기에는 너무 열약하다. 

 

원룸을 전셋값으로 대출받아 들어가기에는 너무 처참하다는 생각이다. 못해도 2룸에서 3룸을 원하는

나에게 필요한 돈은 최소 2억이다. 그것도 그다지 좋은 집도 아닌데 말이다. 어쩌다 서울의 집값은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금액대를 형성하게 되었을까. 

 

매번 바뀌는 국회의원과 대통령들의 선거공약들 중 필수로 들어가는 한 가지가 집값을 잡겠다는 소리다. 

정치에 크게 관심 없는 나도 집값 관련 공약은 귀가 닳도록 들어온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정권이 바뀌고 

시간이 흘러도 집값은 잡히기는커녕 이제는 너무 멀리 가버린 수준으로 보인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 정권을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결과론 적으로 찾아온 현재의 사회가 

과연 문재인 대통령이 원하고 추구하는 나라의 이상향적인 모습과 닮아있을까?라는 질문은 떠오른다.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추구하고 원하는 나라의 모습과 현재가 닮아있다면 그를 증오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창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이제 막 자산을 조금씩 모아가며 증식시켜나가야 할 나이 때에 들어선 나에게

최근 가장 관심 가는 카테고리들에 주식, 정치, 집값 등 어른스러운 것들이 자리하기 시작하며 드는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 타격과 무너져 내려가는 중산층에도 불구하고 치솟은 코스피지수의 언제

터질지 모르는 버블도 두렵고, 누가 되어도 달라질 것 같지 않은 정형화된 정치도 두렵다. 

 

당장 가장 크게 피부에 와 닿고 있는 문제인 집값도 무섭다. 


 

 


부모님들이 보냈던 20대는 현재와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누구나 노력하면 자산을 쌓을 수 있고,

원하는 집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돈을 모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의 부모님 또한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고 현재의 안정된 삶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최근 나는 나의 능력이 부족한 탓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한다. 

 

좀 더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직업을 얻기 위해 공부하고 기술을 터득할 수 있었지만 나태하기에 하지 않았고,

자유롭고 조금은 즐기며 살 수 있는 길을 선택해왔기에 할 수 있는 고민들이라는 생각을 한다. 

 

분명 다른 20대들 중 집값과 경제 관련 현재 대한민국의 상태를 긍정적으로 보거나 걱정 없이 생각하는 사람들도

대다수 존재할 것이다. 각자가 생각하는 기준과 위치해있는 공간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생각 차이이다. 나는 단지 그중 성공한 상위에 들어가지 못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과 위로 올라가기 위한 발버둥으로 인해 조금씩 변화가 생겨 언젠가

나도 나의 자가로 마련한 집을 가지고 있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나는 언제나 현재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편이다. 불평불만은 잘하지 않고 긍정적이고 

걱정 없이 살아가는 편이지만 이렇게 한 번씩 찾아오는 공허함과 허탈감으로 인한 좌절을

경험하기도 한다. 평범한 2021년 20대 청춘들이 느낄 이런 감정이 나보다 더 극심한 사람들이

있을 거라 생각하면 안타깝다. 대한민국의 모든 20대 청춘들이 좀 더 힘내서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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